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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혼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 관리자
  • 2020-04-06 09: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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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그리고 곧 저희 부부는 이런 저런 이유로 이혼을 앞두고 있어요. 별거를 한 지는 1년이 좀 안 됩니다. 별거 전에는 되도록 아이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았지만, 감정이 격해질 때는 아무래도 집안에서 큰소리가 나니 아이가 울기도 하고, 말수도 줄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좀 더 잘 해주고, 이해해줬어야 하는데 저도 힘들다보니 마음과는 다르게 짜증을 내게 되고 신경을 많이 못써줬네요.

  이렇게 상담글을 올린 것은 저희 아이에 대한 걱정 때문입니다. 딸아이에게 이혼 사실을 말해줘야 하는지... 양육권을 제가 가져와서 함께 살게 되었으니 좀 더 이해할 나이가 되면 말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눈치 빠른 아이니까 그냥 자연스레 알게 놔두는 것이 나을까 싶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에 고민이 많습니다. 이혼을 하더라도 저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습니다. 부모의 이혼이 아이에게 덜 상처가 되고, 아이가 이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도움을 얻고 싶습니다. (43, )

  

  이혼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여러 어려움과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인해 어머님 또한 마음의 여유가 없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동안 부부 간의 갈등과 스트레스로 마음과는 달리 자녀를 충분히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 자녀에게 어떻게 부모님의 이혼에 대해 전해야할지 고민 하고 계시는군요.

 

  불가피하게 이혼을 결정하시기까지 어머님에게도 인생의 힘든 시기셨겠지만, 사실 자녀에게 부모님의 이혼은 몇 배의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자녀들에게 부모님은 큰 존재이자 든든한 버팀목일 수 있으니까요. 이렇듯 큰 충격과 상처가 된다는 것을 이혼을 결정한 부모님들도 아시기에 자녀에게 어떻게 대할지 더 막막해 하시고, 섣불리 어떤 말과 행동을 하시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해야지 하고 묻어 두신다거나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을 바라기보다 어머님께서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신다면, 이 과정을 통해 자녀의 심리적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혼 자체보다 이혼에 이르는 부부갈등 과정이 자녀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많이 자제하려 노력하셨지만 감정이 격해질 때는 자녀가 있는 집안에서 큰 소리로 싸움이 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별거로 인해 지금은 어머님, 아버님께서 물리적으로 떨어져 계시지만, 지금부터라도 아이 앞에서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녀 앞에서 상대편 배우자를 헐뜯거나 욕하는 행동은 금해야 합니다. 이혼을 하게 되면, 자녀들은 부모님 모두에 대해 화가 많이 나 있고, 초등학교 4학년 정도의 나이라면 부모님 중 누구의 잘못인가를 판단하려고 합니다. 이 때 자녀가 부모님 중 어느 한쪽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면, 성장해감에 따라 이성 관계 및 결혼생활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 왜곡된 신념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부모님이 별거생활을 하고 계시다면, 자녀도 마음속으로 우리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 어쩌지?’, ‘벌써 이혼한 건가?’ 등의 생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추측과 애매한 상황이 자녀들에게 긴장과 불안감을 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이 자녀에게 큰 사건인 만큼 그 사실을 묻어두고 스스로 알게 하기보다 자녀를 이해시키고,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안정시켜 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 때문에 부모님이 헤어진 것 같아 죄책감을 갖기도 하고, 이혼 후 같이 살게 된 어머니(또는 아버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버림 받게 될까봐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또 이혼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어머니(또는 아버지)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재혼을 하게 될 경우 또 한 번 버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을 분명하게 이야기 해주고, 이혼을 하더라도 여전히 부모임을 설명하고 안심시킴으로써 자녀의 힘든 마음을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너희들도 성격이 잘 안 맞아서 싸울 때도 있고, 친하게 지내지 않는 친구가 있듯이, 엄마 아빠도 서로 마음이 안 맞아서 함께 살지 않기로 결심했단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한다고 해서 이제 영영 못 보게 되는 건 아니야. 여전히 우리는 너의 엄마, 아빠인 거야.”

 

  자녀에게 부모님의 이혼을 알릴 때에는, 이혼에 대해 솔직하게, 개방적으로 그리고 자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자녀가 말하는 것을 들어주세요. 자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런 걱정까지 하고 있구나!’라는 자녀만의 마음의 고통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외에도 이혼과 관련된 궁금증이나 걱정거리 등을 자녀가 직접 물어볼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혼이 자녀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해주시고, 어머님께서 가능한 선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시면 좋습니다. 간혹, 미안한 마음에 표현을 못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언제나 자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반복해서 말해주세요. 부모님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자녀의 삶에 남아 있게 된다는 것을 재차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혼 후에라도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가시면서 어머님의 인생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힘든 상황에서라도 긍정적인 태도를 자녀에게 보일 때, 자녀들은 사회적 편견에 맞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혼자라도 괜찮아,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모습이 존재하는 거야라는 삶의 태도를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가정법원 협의이혼 부모교육(자녀양육안내)

[동영상] 이혼, 우리아이를 어떻게 지키고 돌볼까요?

https://youtu.be/GMzgrxYseV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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