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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인의날’ 우리 속 다문화사회를 돌아보니

  • 관리자
  • 2018-06-04 08: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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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계인의날’ 우리 속 다문화사회를 돌아보니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근로자의날 등 하루가 멀다 하고 굵직굵직한 법정기념일로 가득한 5월이다.  

이날만큼은 삶이 바쁘다는 이유로, 아니면 겸연쩍어 마음속에만 묻어두었던 사랑과 감사의 표현을 특정일의 주인공들에게 비교적 스스럼없이 할 수 있어서 재정적 부담이 설혹 따르더라도 끈끈한 유대관계 형성과 사회통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유명(?) 법정기념일들 틈바구니에서 ‘세계인의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어 올해로 11회를 맞게 되었다.  

2007년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에 근거하여 외국 출신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된 세계인의날은 당초 유엔이 지정한 ‘세계문화 다양성의날’인 21일로 정하려 했으나 이미 또 다른 법정기념일인 부부의날이 차지하고 있어 20일로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세계인의날이 제정되던 무렵 불과 1%가량에 머물던 외국인 주민의 수는 10여년 동안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여왔다. 행정안전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는 총 176만여명으로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 충남, 서울은 전체 주민 수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이 4%를 훌쩍 넘어서 바야흐로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영등포, 구로, 안산, 시흥의 경우 외국인 주민 수가 전체 주민 수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자녀-부모, 스승-제자, 사업주-노동자 등 사회적 정체성과 인간관계의 의미부여와 관련한 법정기념일이 유독 많은 5월인 만큼 세계인의날도 이 같은 측면에서 곱씹어봄 직하다. 외국인이란 정체성을 갖고 한국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재한 외국인과의 사회적 관계설정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이 임박한 시점에 우리 사회와 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가?  

필자는 최근 3년 동안 이주 배경 청소년의 실태 연구를 수행하면서 우리 사회 저변에 깔린 그들에 대한 경계와 편견이 여전히 높고 강해 다문화 배경 아동·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목격하였다. 한국의 사회통합지수와 다문화수용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견주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언어장벽, 차별, 경제적 어려움, 가족해체, 비효율적 지원정책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주 배경 청소년들이 증가하면 개인적인 불행을 넘어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는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권보호의 책무뿐만 아니라, 이들의 건강한 성장이 21세기 세계화시대를 주도할 인재 양성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기에 우리 사회와 정부는 전향적 사고를 갖고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적극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세계인의날이 5월의 유명 법정기념일들처럼 재한 외국인이란 대상에 대한 존중과 관심을 전하는 날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재한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와 문화에 다양성과 활력을 더하고 이주 배경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세계화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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