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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친구같은 부모 vs 부모다운 부모

  • 관리자
  • 2020-04-21 08: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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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외동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아이 엄마는 하나뿐인 외동딸이라서 그런지 딸아이와 친구처럼 지내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딸아이가 커가면서 부모로서 자제시키고 가르쳐주고 훈계도 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와이프와 양육 방법에서 부딪히곤 합니다. 아이 엄마는 사소한 일들에 대해 잔소리를 해서 관계가 나빠지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아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맞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아이가 아직 판단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부모로서 의견을 제시하고 잔소리도 좀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도대체 어떤 게 옳은 육아 방식일까요? (47, 회사원)

 

 

부모님 두 분 모두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 관심이 많으시고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일까에 대해 고민하시는 것으로 보아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계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과정 혹은 방법에 있어서 부부의 견해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어머니께서는 딸아이가 보다 자유롭게 엄마와 소통하며 친구 같은 부모로서 자리매김 하고 싶으시고 아버님은 친구처럼 소통하기 보다는 지켜야 할 것들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아버님이 세상을 살 때 맞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가르쳐주고 싶으신 것 같아 보입니다.

 

한 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주말에 자녀가 친구들과 놀다 온다고 합니다. 몇 시까지 놀다가 들어오라고 하면 좋을까요?

① 무조건 정각 일곱 시!!

 아이가 원할 때 들어오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단 늦게 들어와서 저녁을 다시 차리라고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③ 통금 따위는 없어요. (통금 시간 말하다 싸움 나면 안 되니 늦게 온다면 기다릴래요~)

④ 상황에 따라 귀가 시간을 함께 정해요.

 

이 질문을 통해 양육 방식을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살펴보겠습니다.

 

번을 고르시는 분들은 독재자형 양육방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재자형 양육 방식은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사건건 알려줘야 하고 아이는 무조건 부모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양육 방식입니다.

 

번을 고르신 부모님들은 방임형 양육 방식을 추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방임형 양육방식을 추구하는 부모님들은 자신이 바쁘고 신경 쓸 일이 많아 아이의 사생활까지 일일이 알 필요는 없고 아이가 뭐든 스스로 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양육방식은 상당히 대조적으로 보이죠?

 

사연 속 어머님께서는 번을 고르실 것 같은데요. 이는 허용형 양육 방식에 해당합니다. 허용형 양육 방식이란 아이들의 행동에 엄격한 규칙은 없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지시 없이 자신이 결정한 대로 하는 것이 좋다라고 여기는 양육 형태입니다.

 

친구 같은 부모님 너무 좋죠!! 그러나 따뜻하고 친구 같은 부모-자녀 관계만이 우선시되고 강조 된다면 아이는 제한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관대함만 경험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는 커가면서 자기중심적으로 되기 쉽고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번을 고르신 분들이 계시다면, 아마도 권위형 양육 방식으로 자녀를 키우는 분들일 수 있습니다. 권위란 단어에 조금 불편하실 수도 있으나 여기서 말하는 권위란 부모가 부모답게 제대로 서있는다는 개념입니다.

 

권위형 양육 방식을 통해 부모는 자녀에게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지침을 제시하게 됩니다. 아이에게 방향을 제시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의견을 묻고 토론할 기회도 주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명확한 규칙과 한계를 제시한다는 것은 일방적이 아닌 쌍방향을 의미합니다. 부모가 제시한 규칙에 대해 아이는 언제든지 자신의 의견을 보탤 수도 있고 서로의 의견을 좁혀 합의점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부모가 자녀에게 높은 기대를 가지고 지지해준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런 경계의 분명함 속에서 아이는 높은 자존감과 사회성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권위형 양육 방식에서는 부모-자녀 간의 소통은 원활하되 부모의 권위는 살아있음을 강조합니다.

 

아이들은 좌절 경험 시 저마다의 극복 매트리스가 필요합니다. 실패와 좌절 속에 넘어져도 크게 아파하지 않고 벌떡 일어날 수 있는 매트리스 탄력성은 바로 부모가 만들어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좌절 속에서도 크게 낙담하지 않은 탄력이 좋은 매트리스는 부모다운 적절한 가이드라인 제시와 상호 의사소통이 잘되는 부모-자녀 관계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수없이 다른 부모들 그리고 그들의 저마다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가 있기에 이렇게 키우는 것이 정답입니다를 제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본인이 자녀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가 올바른 양육 방식을 찾는 고민의 첫 단계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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