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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부모마음 소개드립니다. - 부모의 마음

  • 관리자
  • 2017-04-07 13: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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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부모마음 - 부모가 되기 전 나는 그냥 나였다.

 

# 날씨가 푹푹찌는 여름입니다. 아내와 아들, 딸 데리고 휴가를 가야 하는데 제일 먼저 지갑 사정이 생각나네요. 성수기 때 어딘가를 나서는 것은 바가지 요금 때문에 무리가 되네요. 아내에게 10만원을 이체해주고 이번 방학은 아내와 아이들만 처가에 다녀오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곤 사무실 회의 테이블에 앉아 설탕도 없는 봉지 커피를 한잔 타서 마셔 봅니다. 쓰네요.

한여름 이맘때 즈음 친구들과 놀러갔던 대천해수욕장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지갑 사정 따위는 고민 목록에 없었는데요.. 그저 마시고, 놀고, 희망찬 미래를 그려 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몇 년 지난 것 같지도 않는데 저는 참 많이도 달라져 있네요. 월급날이 되면 무섭게 빠져 나가는 대출이자, 관리비, 카드비, 아이들 학원비. 이번달에 돈 좀 남은거 없냐며 조심스레 물어 보는 아내의 말.. 다른집은 아이들 학원 하나 더 보낸다고 시무룩해져 있는 아내의 얼굴을 보면 미안한 마음보다 짜증이 앞섭니다. 내 월급 중에 나를 위해 쓰는 돈은 하나도 없다고 소리치고 싶습니다. 돈 벌어 오면 뭐하냐, 아들이나 딸이 아빠한테 살갑게 대하기는 하냐, 나를 위한 반찬은 있느냐를 따져 묻고 싶습니다. 남편이 되기 전에는 그리고 아빠가 되기 전에는 나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48세, 회사원)

 

# 알람이 울립니다. 자고 있는 남편이 깰까봐 얼른 일어나 알람을 끕니다. 새벽 6시. 하루의 시작입니다. 남편과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은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힘이 난답니다. 밥통에 김빠지는 소리가 들리면 그때 남편을 깨웁니다. 남편이 씻고 나오면 아들을 깨웁니다. 한번에 일어나주면 좋으련만.. 아들녀석은 일찍 자랬는데 안자고 핸드폰 하더니 깨우는 저에게 짜증을 냅니다. 1차 전쟁을 치르고 나서야 평화(?)가 찾아 옵니다. 설거지와 집안 청소를 하고 나니 10시입니다. 자유입니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녁은 무엇을 해 먹을까 고민해보지만 어차피 늦게 올지도 모르는 남편, 학원 끝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들을 위해 벌써부터 고민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동네 뒷산이나 올라가봅니다. 나에게 말걸어 주지 않는 남편, 아들 보다 자연과 함께 이야기 하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이럴 줄 알았음 뭐라도 배워둘걸.... 나도 한때는 멋지게 일하는 여성이었는데, 남편과 아들 뒷바라지 하다가 내 청춘이 다 갔습니다. 엄마의 희생은 알아주지도 않고 툭하면 짜증만 내는 아들이 너무도 밉습니다. (46세, 주부)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상담 주요대상은 청소년이다. 청소년의 고민을 듣다보면 어김없이 부모가 등장하곤 한다. 위의 사례는 상담 받는 청소년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부모를 만나다 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부모님들의 이야기이다. 아빠와 엄마 모두 들어줄 사람이 없어 말하지 못하는 사연들이 제각기 존재한다. 아빠와 엄마의 공허함이 자녀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공부는 열심히 해서 뭐해요?”, “우리 엄마 아빠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엄친딸, 엄친아와 비교하지 마세요. 저 역시 친구들의 부모님과 우리 부모님을 비교 하고 싶다고요.” 라는 말을 한다.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의 남편, ~의 아내, ~의 아빠, ~의 엄마가 아닌 나 역시 그냥 나였다는 말을 하고자 하며, 자녀뿐만 아니라 나 역시 길을 잃었다는 이야기로 결론을 내린다.

 이제는 더 이상 부모를 찾지 않을 만큼 자녀를 키워 놓고 보니 나는 마치 돈만 버는 기계, 남편과 아이들만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으로 전락해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때 남편과 자녀가 내가 희생한 만큼의 만족감을 주는 표현을 해주면 성취감을 느낀다. 내가 벌어다 준 돈으로 가정이 평화롭다면 그 역시 만족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엄마가 하는 말은 잔소리니 말도 걸지 말라하고, 쳐다도 보지 말라고 신경질 내는 자녀, 언제나 돈이 부족하다고 외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내와 자녀가 싸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빠와 엄마 모두 울화통이 터진다.

 내 자녀는 이제 자랐다. 물가에 내 놓은 애 같아 계속 불안은 하지만, “그 물가에 가지마 위험해” 라고 엄마가 하는 말을 듣기 보다는 “우리 물가 말고 다른 곳에 가서 놀자”라고 친구가 하는 말에만 귀를 기울인다. 혹은 ‘물가에 가면 위험한가요?’ 라고 인터넷에 검색 할 것이다.

부모는 이제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아야 한다. 온전히 나 자신에게서 만족감을 느낄 때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해 하는 부모를 보며 자녀는 배울 것이다. 나도 우리 부모님처럼 살아야지..

부모의 올바른 습관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

 

 레옹 블룸(1872-1950, 프랑스)이 이런 말을 했다. “여자가 스무살일 때는 자식이 여자의 몸을 망가뜨리고, 여자가 서른 살일때는 자식이 여자를 유지시켜 주고, 여자가 마흔 살일때는 자식이 여자를 회춘시킨다.” 마흔이 넘었다. 우리도 이제 회춘해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서 회춘의 의미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기쁠 수 있는 것을 다시금 찾아 보자는 것이다.

 아빠에게는 건강을 유지 시켜 줄 수 운동을, 엄마에게는 배움을 권하고 싶다. 배움을 통해 어떤 경제적 이득을 창출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다양한 사례를 통해 경험한 바로 엄마들은 배우고, 배운 것을 활용할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다. 소싯적 기억을 떠올려 보자.

내가 어떤 사람이었고, 내가 무엇을 좋아 했는지, 그리고 나는 어떨 때 힘이 났는지!!!!

부모가 회춘하느라 방심한 사이 자녀의 일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반드시 개선되어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집안에는 에너지가 넘칠 것이다. 부모가 바쁘니 말할 기회가 적어 자연스레 싸울 일이 줄어들고, 자녀가 필요에 의해 부모를 찾게 되니 공손(?)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생생한 에너지가 자녀에게 전달되어 건강한 에너지가 집안을 가득 메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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