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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괜찮아 괜찮아” 지친 청소년 화상에서 위로하다

  • 관리자
  • 2021-04-01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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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국면서 마음병 앓는 아이들
대면상담 어렵다면 화상상담

청소년 시기엔 가족보다 친구가 좋다. 친구에게 재잘재잘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활력을 얻는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친구를 만나는 게 어려워졌다. 마음을 둘 곳을 잃은 여린 아이들 중엔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도 생겼다. 그 어느 때보다 상담이 중요해졌다. 직접 대면할 수 없다면 화상으로라도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한다.

코로나19로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늘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늘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불현듯 찾아온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꿔놨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도 뒤흔들었다. 학교 수업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대체됐고, 어쩌다 등교를 해도 친구들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 친구들과 소통할 기회가 몰라보게 줄어들자 아이들은 온라인 세상에 빠져들었다.

부모는 그런 아이들이 못마땅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때문에 경제적·심리적 위기를 겪게 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날을 세웠다. 몇몇 부모는 아이들의 생활습관과 태도를 비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손찌검을 하기에 이르렀다. 날이 갈수록 가족 간 골이 깊어졌다. 

평소 같았으면 부모에게 꾸지람을 들은 아이들은 친구들을 만나 하소연을 늘어놨을 거다. 그것도 아니면 학교 상담선생님에게 넌지시 도움을 요청했을 테다. 하지만 비대면 시대에선 그것마저 어려워졌다. 어디 한군데 마음 둘 곳 없는 아이들은 점점 우울해졌고, 무엇 하나 뜻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감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집어삼키는 감정을 어쩌지 못한 몇몇 아이들은 스스로를 해치거나 부모의 곁을 떠나는 일을 선택했다. 누군가는 괴로운 마음을 어쩌지 못해 상대를 무참하게 짓밟는 사이버폭력에 빠졌다. 

청소년들은 날이 갈수록 마음의 병을 앓았다. 지난해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 받은 청소년들을 보면 친구와의 갈등보다 가족 간 갈등 또는 우울·자살 같은 마음의 아픔을 호소하는 사례가 월등히 많았다.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심리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청소년들도 많았다. 확진자는 또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청소년들은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돼 있었다. ‘나를 감염시켰다’는 생각에 친구를 원망하거나 ‘나도 누군가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주변의 눈치를 봤다. 심한 경우엔 공황恐惶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몸보다 마음이 지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청소년과 부모들을 위한 전문상담이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상담 역시 감염 위험 탓에 위축돼 있는 게 사실이다. 아크릴 벽을 사이에 두고 마스크를 쓴 채 이야기를 나누고, 상담이 끝나면 곧장 소독하는 등 방역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대면상담을 아예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상담 자체를 중단하는 건 아니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1388전화상담, 사이버상담, 채팅상담 등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IT기술을 활용한 화상상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상담은 언어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메시지가 무척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화상상담이 대면상담을 완벽하게 대체할 순 없지만 이렇게라도 상담을 유지하는 건 옳은 방향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화상상담’이란 방식이 청소년들에게 익숙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렇다면 화상상담을 받기 전 청소년과 부모가 알아둬야 할 건 없을까. 하나씩 짚어보자. 

우선, 인터넷 연결 상황이 안정적인지 확인해야 한다. 상담은 내용만 전달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긴밀한 소통이 유지돼야 한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면 내담자來談者(상담실 등에 자발적으로 찾아와 이야기하는 사람)가 호소하는 문제의 내용과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 그러면 효과적인 상담도 힘들어진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을 갖춰놓는 건 그래서 필수다.

공간도 중요하다. 내담자가 감정표현을 애써 자제할 필요가 없는 조용한 곳에서 화상상담을 진행하는 게 좋다. 가족이 상담 내용을 듣을까 봐 표현을 아끼거나 숨을 죽여가며 상담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화상상담을 진행할 땐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내 아이의 속마음이 궁금하더라도 가급적이면 상담 내용이 들리지 않는 곳으로 피해줘야 한다. 

코로나19로 친구들을 만나기 어려워지자 청소년들이 마음 둘 곳도 사라졌다. 보다 세심한 상담이 필요해진 이유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친구를 만나기 어려워진 청소년들은 마음 둘 곳을 잃었다. 세심한 상담이 필요해진 이유다.[사진=뉴시스]

마지막으로 ‘신뢰’도 화상상담에서 중요한 전제다. 상담을 하기 위해선 상담자와 내담자 간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상담자든 내담자든 서로에게 동의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녹음 또는 녹화를 하는 건 금물이다. 상담 내용이 다른 목적으로 공유되거나 사용되면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줄 수 있어서다. 특히 화상상담은 대면상담에 비해 녹음이나 녹화가 쉽기 때문에 양쪽 모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수그러들더라도 화상상담은 계속해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 상담 전문기관들이 화상상담을 더욱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상담기관과 상담전문가가 화상상담에 익숙해져야 하고, 관련 매뉴얼도 손봐야 한다. 아울러 보안이 강화된 화상상담 플랫폼(매체)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청소년 상담 전문가 모두의 과제다. 


유혜진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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