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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9월 부모마음 소개드립니다 - 까똑. 까똑. 까똑.

  • 관리자
  • 2018-09-20 09: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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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때도 없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딸 때문에 걱정입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친구들이 말을 걸면 바로 바로 답을 해줘야 해서 눈도 바쁘고 손도 바쁩니다. 모르긴 몰라도 잠자는 시간 말고는 하루 종일 친구들과 까똑을 하는거 같아요. 까똑 좀 그만하라고 하면 애들 얘기할 때 바로 바로 안끼면 왕따를 당한다고 하네요. 조금만 늦게 대답해도 왜 내말을 씹냐고 친구들이 화를 낸다고 해요. 그렇게 몇 번 하면 단톡방에서 퇴장당하기도 한다고 해요. 그저 요즘 아이들 친구들과 어울리는 패턴이다 생각하고 넘겨야 할지. 채팅도 중독이니까 이제라도 제지를 해야 할지. 정말 고민입니다. 외동딸로 커서 그런지 친구들 말이라면 무조건 좋다고 하는 아이인데, 이렇게 친구들한테 왕따를 당할까봐 하루종일 까똑 창만 바라 보고 있는 딸아이가 그저 걱정되기만 합니다. (41, 회사원)

#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아이의 스마트폰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하는 까똑 대화 내용이 정말 말도 안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쓸데 없는 말이 90% 이상이더라고요. 반똑 방도 있고, 까똑을 안하면 숙제나 학교 정보에 대해 뒤쳐진다는 딸아이의 말에 까똑 하는 것을 허용해 주었는데. 그냥 다 쓸데 없는 수다였어요. 특히 까똑을 통해서 음란정보나 성적인 농담을 주고 받는 것을 보면서 내 딸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제 자신이 너무 우스워 지더라고요. 무슨 말인지도 모를 이상한 단어들을 주고 받고. 그래서 인지 요즘 저에게 하는 말투도 영 반항적인거 같고, 때로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볼 만큼 이상한 말을 많이 써요. 애들이 전부 까똑을 한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었어요. 정말 의식이 있는 아이는 필요한 대화에만 참여를 하고 자기는 집에서 와이파이가 안된다는 말로 반응을 제한적으로 까똑을 사용하기도 하더라고요. 반아이들 몇 명이 모여 단체톡방을 몇 개씩 개설해 놓고 그 방을 돌아다니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었어요. 이제라도 딸아이의 스마트폰에서 까똑 앱을 지우고 탈퇴를 시켜야 하는 걸까요? (48, 주부)

 

 전 세계 1억명이 사용하는 까똑이다. 내 자녀만 까똑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시대의 흐름에 역행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이 까똑 때문에 생기는 자녀와의 갈등으로 잠이 안오기도 하고, 실제 까똑을 많이 사용하는 우리 자녀들도 까똑안에서의 대화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까똑과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의 직접적인 폐단에 대한 연구는 없지만, 우리생활에 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사용하는 까똑으로부터 내 자녀를 보호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쯤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부모님들의 간절한 청을 듣는다. 아쉽게도 사람 사는 이 세상에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까똑과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에 노출이 되어도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할 수 있는 면역력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만큼은 명확하게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친구들이 까똑으로 말을 걸면 실시간으로 반드시 답을 해줘야 하는 친구가 있고, 누가 말을 걸든 안걸든 자기가 필요한 시간에 까똑 창을 확인하는 친구가 있다. 두 성향 중 누가 더 괜찮다는 말은 할 수 없다. 다만 나는 지금 실시간으로 답을 하고 싶지 않은데 친구들이 싫어 할까봐, 나만 따돌림을 받을까봐 걱정하는 마음으로 까똑을 하고 있다면 그 내면을 바라봐 주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평상시 관계의 패턴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는 성향을 갖고 있고, 이러한 패턴이 까똑에서도 반복된다면 그 내면 역시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까똑을 사용 하는 패턴은 관계의 문제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대면하여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닌, 짧은 텍스트와 작은 이모티콘을 통해 대화를 하는 형태 이므로 여러 가지 오해가 생기고 그 안에서 상처를 받는 일이 많아진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의 방식이 인스턴트 메신저에 익숙해지다 보면 실제 대면하는 관계에 있어 높은 긴장감을 야기 시키는 경향이 있다.

 

 말로는 어떻게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고 표정관리가 안되니까 그냥 까똑으로 이야기하고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친구에게도 까똑을 보낸다는 청소년들이다.

 

 내 자녀 하나의 움직임으로는 어렵겠지만 친구들과의 관계를 신뢰롭게 쌓기 위해서 간편한 메신저가 아닌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연습을 많이 시켜 주면 좋겠다. 대화 연습은 가정안에서 시작하게 된다. 부모님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방식을 익히고, 부모와 자녀간의 의사소통 방식이 친구들과의 소통방식으로 확장 될 것이다.


 가족이 둘러 앉아 까똑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면 좋겠다.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채로 까똑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분석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그동안 친구들과의 대화 내용을 처음부터 살펴보면서 이 중 의미 있는 대화가 얼마나 차지하고 있고, 불필요한 이야기는 얼마나 많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아마도 위에 제시한 내용을 주제로 대화를 하자고 한다면 자녀는 귀찮아 하거나 내 부모님이 뭘 모르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답답해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이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동기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준다면 부모와 함께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혼자서 자신의 방에 들어가 자신의 까똑 앱을 실행 시키고 내가 친구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살펴 볼 것이다.

 

 까똑으로 인해 친구와 가까워진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까똑으로 인해 친구들과 오해가 생겨 마음 한구석 외로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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