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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행복한 형과 아우로 키우는 부모의 지혜

  • 강이영
  • 2013-08-28 1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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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형과 아우로 키우는 부모의 지혜

 

 

강이영(교육학박사 / 강이영희망상담센터 소장)

 

아우를 맞이하는 형의 마음을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아우탄다'라는 말로 설명하는 동생 맞이하기를 심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은 '첩을 들이는 본처"의 심정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한다.

"아우탄다" 라는 말 속에는 큰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형으로서의 서운한 마음을 이해하는 마음이 들어 있다. 아우를 본 큰아이들은 아우를 보자마자 아무리 작은 아이도 큰 아이가 되어버린다. 그 차이가 12개월이든 3, 4년이든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갓 태어난 작은 아이에 비해 이미 큰 아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동생으로 태어난 둘째나 셋째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면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단 한 번도 엄마 아빠를 독차지해 본 경험이 없다. 태어나자마자 기득권이 있는 형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부모가 좀처럼 자기만을 바라보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래서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누군가와 함께 경쟁하면서 살아야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작은 아이의 삶이다. 그래서 작은 아이들이 경쟁적이게 된다.

큰 아이들은 평생을 부모의 기대를 충족해야하는 부담을 가진다. 부모들끼리 모여 앉아 수다를 떨 때면 "우리아이는 언제 기나?" ,"우리아이는 언제 말하나." 자식이 보여줄 능력을 기다리게 된다. 큰아이가 조금만 이른 행동을 하면 기뻐하고 조금만 늦은 행동을 하면 하염없는 걱정을 하게 된다. 반면 작은 아이들은 부모가 - 여러 아이들을 양육하느라 바빠서, 때로는 이미 큰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했기 때문에 - 기대하지 않고 있는 순간에 이빨나기, 첫걸음 떼기, 말하기 등의 능력을 보여 줘 부모를 감탄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듯 서로의 태생적 경험과 탄생이후의 경험이 다른 큰아이, 작은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두고 경쟁하기도 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기도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상담을 하다보면 형제간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부모와 자녀들을 자주 만난다. 형제간의 관계는 부모의 사랑을 나누어 가져야하는 숙명적 관계이다. 또 어른이 되어서는 부모 부양이라는 부담을 나누기도 한다. 부모의 차별을 호소하는 아이들을 만나보면 공평하지 않은 부모에 대한 원망과 화를 차곡 차곡 채워 놓았다가 뜻하지 않은 일들로 분노와 화를 터뜨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그 원망과 화가 풀리기는 커녕 되려 갈등의 골만 깊어지게 된다. 그러나 부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녀들에게 공평하지 않은 부모가 없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

 

부모가 아무리 공평하게 했다하더라도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의 작은 차별이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제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이다. 공평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지켜야할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서열 지키기이다. 어떤 순간에도 형의 위신을 세워주어야 한다. 아무리 막내가 안쓰럽다 해도 찬물을 마실 때도 순서를 지켜주는 것이다. 부족한 형일지라도 형에게 우선 순위를 먼저 주는 것이 중요하다. 형을 야단칠 때는 동생이 없는 자리에서 야단쳐야 한다. 형이니깐 참아야하고 형이니깐 양보하고... 동생이니깐 참아야하고 동생이니깐 양보해야하는 식 보다는 늘 일관된 순서를 정해주는 것이 받는 입장에서는 공평하게 느껴진다. 둘째, 첫째 아이와 동맹 맺기이다. 나이로 보아도 둘째 아이보다는 첫 아이가 부모와 말귀가 통한다. 터울이 조금 나더라도 첫째 아이와 함께 둘째 아이를 어떻게 대할 지 의논하는 것이 좋다. "동생이 자꾸 우는데 어떻게 하지?" 하고 첫째 아이와 함께 의논하면 첫째 아이의 입장에서 부모가 내 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족한 동생에게 향하는 부모의 사랑에 관대해지게 된다. 셋째, 경쟁을 부추기지 않는다. 형제관계는 부모가 부추기지 않아도 어차피 부모의 사랑을 나누어 살아야하는 경쟁적인 관계이다. 가만 내버려두어도 서로 경쟁하기 마련인 것이다. 아이들은 형제간의 경쟁을 경험하면서 경쟁하는 세상 속에서 슬기롭게 대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오히려 부모가 경쟁을 부추기면 부추김 때문에 서로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된다. 많은 부모들이 "저 봐 동생은 잘 먹잖아.", "형은 잘 하는데 너는 왜 못하니."라고 하는 것은 마음의 상처만 남기게 만드는 것이다. 넷째, 서로의 사랑을 확인시켜주기이다. 싸우던 아이들도 어쩌다 둘이 노는 즐거움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둘이 노니깐 재밌어?", "너희들은 서로 노는 게 좋은가봐."라고 관심을 주는 것은 서로가 확인하지 못하는 사랑과 우애를 확인시켜주는 기회가 된다. 다섯째, 각자 자기 삶을 책임질 수 있도록 안내하기이다. 큰아이로 태어났다고 작은 아이를 책임지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큰 아이도 작은 아이보다는 큰아이지만 아이이다. 부모가 양육의 버거움을 아이들에게 전가하면 아이들도 버거워서 동생을 피하거나 미워하게 될 수 도 있다. 각자 자신의 삶의 주인공으로서 잘 살아 갈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형제간의 평화로운 삶을 안내하게 된다. 여섯째, 부모 사랑 독차지 하는 시간 주기이다. 아이들은 짧은 순간이라도 부모를 독차지해보는 경험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잠시 시장보기를 하더라도 아이와 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에게 너는 내게 특별한 존재라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은 형제 사이에 나누어 갖던 부모 사랑을 회복하는 시간이 된다.

 

형과 아우는 경쟁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서로에게 가르쳐주는 삶의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조화로운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협력자이기도 하다. 지혜로운 부모가 되어 우리의 자녀들이 형제간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안내하는길잡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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