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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기회를 놓친 것 같아요

  • 박혜원
  • 2020-09-28 18:16:48
  • hit65
  • 61.38.101.156
Q. 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2살 박혜원이라고 합니다.
저에게는 정말 친했던 1실 위의 언니가 있는데요... 서로 친자매라고 부를만큼 친했지만 5년 전 한 사건으로 얼굴도 서로 안 보고 지내다가 오늘 우연히 집안 놀이터에서 만났는데 너무 벽이 느껴져 말도 못했고 결국 영원히 기회를 놓친 기분이 드네요...
성인도 다 됐는데 여기다가 고민을 쓰는 게 굉장히 창피한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어디다가 이걸 털어놓을 때가 없어서 이 곳에 적는 걸 이해해주세요.

저랑 언니는 중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냈어요. 벌써 8년 전이네요...
1학년 때 중학교에 처음 입학해서 댄스부에 들어갔을 때 그 때 저를 선배 언니로 정말 잘 챙겨줬어요. 보통 처음 봤던 언니들은 군기 같은 것도? 막 잡고 해서 조금 불쾌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 언니는 저에게 정말 편하게 많이 다가와줬거든요.
그렇게 함께 2년동안 댄스부 생활을 함께 하면서 가까이 지내게 되고 정말 친자매 같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 언니가 중학교 떠날 때 화장실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만큼 서로 가까웠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제가 고1때 어떤 사정으로 학원을 자퇴했고 입시 학원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같은 학원에서 그 언니랑 재회하게 됐죠. 그 언니도 그 학원에서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고 서로 반은 달랐지만 학원 항상 같이 다니고 중간에 만나기도 하면서 다시 친분을 이어갔어요.

그러던 여름방학 특강 때.. 일이 생기고 말았죠.
그 때는 종일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밥도 거기서 먹었을 때였어요.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수업이 시작될 쯤에 그 언니 반에 놀러가볼까 해서 찾아간 적이 있었어요.
가보니까 마침 애들끼리 장기자랑을 한다면서 약간 디스전? 같은 걸 하고 있더라구요.
저도 사람들 호응에 못 이겨 참여를 했고 그 언니랑 서로 디스 같은 걸 했어요.

서로 웃으면서 막 하다가 제가 먼저 “언니 다리 짧아!” 라고 디스를 했고 사람들이 막 웃으면서 막 오오 거렸죠.. 그 언니도 웃으면서 무슨 말 할까 생각했는데
그 때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너 학원에서 그런 성적인 발언을 하는 건 위반이라며 따라오라고 하더라구요. 순간 너무 당황했죠... 사실 저희 학원이 입시 학원이라서 학원 수칙이 엄한 건 사실인데 그런 것까지 제제하는 줄은 몰랐거든요.
그 언니도 깜짝 놀라서 선생님에게 “그냥 저희끼리 게임하는 거에요. 그런 거 아니에요” 라고 오해를 풀려고 했지만 선생님은 들은 척도 안 하시더군요...

징계위원회에서 저는 그냥 친한 언니라서 한 농담이라고, 언니도 그 날 같이 나와서 “혜원이는 제 친한 동생이라서 서로 그런 얘기 하는 게임 한 것 뿐이에요” 라고 변호를 해줬지만 저는 결국 강제퇴원을 당하고 말았어요.. 그 때 학원 정문에 “박00 강제퇴원” 이라고 딱 써붙혀지고...

그 사건으로 저는 그 언니와 5년여간 교류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서로 어색해진데다가 약간 다가갈 수 없는 거리감이 생겼다고 해야 되나... 사실 이 일 있고 나서 1년 반 쯤 지나서 우연히 근처 상가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저도 모르게 언니들 피해 멀리 도망가버렸거든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원망스러운 마음도 있었거든요. 왜 그 때 그런 배틀을 했을까... 또 선생님은 왜 이런 일에 이간질을 시키셨을까 화나는 마음도 생겼어요. 한 때 서로 우정반지까지 맞출만큼 친한 언니였는데 이렇게 남보다도 못하게 멀어진 게 가슴이 아팠지만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지난 5년동안 많이 잊은 상태로 지내게 되었죠.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성인이 되고 대학에 가면서, 새로운 인맥이 생기면서 그냥 잊어버리게 되었어요.

그러다 오늘 낮에 자취방 근처 공원 벤치에서 쉬는데 한 여자분이 저에게 말을 거는 거에요. 얼굴을 들어서 봤는데 그 언니더라구요... 언니가 “혜원아...” 라고 얘기하는데 순간 너무 어색해졌고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어요. 공원 벤치에 앉아서 한참 서로를 바라봤는데 할 얘기도 생각나지 않고 어쩔 줄 몰랐죠. 서로 “언니 잘 지내셨어요?” 라고 안부만 물어봤죠. 한 때 언니에게 언니 호칭만 붙이고 반말로 말했었는데 이제는 언니라고 호칭을 붙이기도 어렵더라구요... 서로 할 말을 못하고 있다가 언니가 예약한 택시가 와서 “나 약속 있어서 가야돼. 나중에 또 보자” 라고 말하고 언니는 그냥 가버렸어요.

언니가 떠나고 한참 밴치에 앉아있었어요. 후회가 뒤늦게 밀려왔고 제 의도와는 달리 눈물까지 나더라구요. 그 때 그냥 “언니 그 때...” 라고 말이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이제 영원히 기회를 놓쳤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한 때 친자매처럼 지냈던 우정은 이제 하나도 안 남아있더군요. 그 때 그 일로 생겼던 어색함과 거리감이 너무 뼈저리게, 아플 만큼 느껴지는 거였죠..

언니 연락처도 바뀐 지 한참 됐고, SNS도 새로 만들며 언니 계정이 사라져 버려 더 이상 연락할 길도 없는데... 오늘 말을 했어야 하는데 너무 후회가 되네요 정말로...

     
A. 답변

안녕하세요,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사이버상담원입니다.

혜원님, 오늘 채팅상담에서 만나서 대화했던 상담사예요. 채팅상담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응답이 없으셔서 상담이 종료되어 아쉬움이 남았어요. 아마도 채팅상담을 계속 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이유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채팅상담에 오시기 전에 게시판에 먼저 올리신 글을 잘 읽어보았어요. 오늘 더 이야기하지 못한 것들을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답변을 남겨요.

 

5년 전에 학원에서 있던 일로 절친했던 언니와 어색해지고 거리감을 느끼게 되었지요. 서로 사이가 멀어져서 속상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겠어요. 그러다가 어제 우연히 공원에서 그 언니를 만나는 일이 있었는데,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웠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겠고요. "그 때 미안했다, 언니를 보고싶었다"고 전하고 싶었지요. 그렇게 하지 못한 게 깊이 후회가 되고, 다시 친해질 기회를 영원히 잃은 것 같아서 눈물이 나고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 들었을 것 같아요. 혜원님이 말을 하기 어려웠던 게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드네요.

 

절친했던 관계가 변하여 이제 남아있지 않다는 걸 느끼는 순간, 정말 마음이 아프지요. 그렇지만 관계가 변하는 것이 혜원님의 잘못만은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뭔가 상황이 어긋나거나 서로 잘 맞지 않아서 멀어지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변하면서 친밀한 관계도 변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누구든 그럴 수 있어요. 어쩌면 나중에 그 언니와 다시 인연이 닿을 수도 있고요.

 

비록 부치기는 어렵지만 언니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편지로 써 보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혜원님 마음에 앙금처럼 남아있는 감정들을 조금씩 흘려보내길 바랄게요. 그리고 예전에 어긋났던 일도, 어제 말하지 못했던 모습도 그럴 수 있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면서 이해해주고, 다독여주시면 좋겠어요.

 

답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길 바랄게요.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다시 게시판에 글을 올려주셔도 좋고, 오늘처럼 채팅상담(월, 목 12시~7시 / 5시~6시 제외)에 오셔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요.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다시 찾아주세요.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사이버상담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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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원히 기회를 놓친 것 같아요 박혜원 2020-09-27 hit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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